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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정보/판례
미성년자 신용카드 이용후 카드 계약 취소
관리자 작성일 : 2020.03.03 조회수 : 1,127
미성년자 신용카드 이용후 카드 계약 취소사건
 
대법원 2007. 11. 16. 선고 2005다71659,71666,71673 판결 [채무부존재확인등·부당이득반환청구]
 
[미성년자가 월 소득범위 내에서 신용구매계약을 체결한 사안]
 
 
【주요 판시사항 및 판결요지】
 
[1]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신용구매계약을 체결한 미성년자가 그 동의 없음을 이유로 위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지 여부(소극)
*소극은 아니라는 것이다.
 
행위무능력자 제도는 사적자치의 원칙이라는 민법의 기본이념, 특히, 자기책임 원칙의 구현을 가능케 하는 도구로서 인정되는 것이고, 거래의 안전을 희생시키더라도 행위무능력자를 보호하고자 함에 근본적인 입법 취지가 있는바, 행위무능력자 제도의 이러한 성격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볼 때, 신용카드 가맹점이 미성년자와 신용구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향후 그 미성년자가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없었음을 들어 스스로 위 계약을 취소하지는 않으리라고 신뢰하였다 하더라도 그 신뢰가 객관적으로 정당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일 뿐만 아니라, 그 미성년자가 가맹점의 이러한 신뢰에 반하여 취소권을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요하도록 하는 것은 강행규정인데, 위 규정에 반하여 이루어진 신용구매계약을 미성년자 스스로 취소하는 것을 신의칙 위반을 이유로 배척한다면, 이는 오히려 위 규정에 의해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미성년자 제도의 입법 취지를 몰각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신용구매계약을 체결한 미성년자가 사후에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음을 사유로 들어 이를 취소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대한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묵시적으로도 가능한지 여부(적극)
*적극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는 언제나 명시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묵시적으로도 가능한 것이며, 미성년자의 행위가 위와 같이 법정대리인의 묵시적 동의가 인정되거나 처분허락이 있는 재산의 처분 등에 해당하는 경우라면, 미성년자로서는 더 이상 행위무능력을 이유로 그 법률행위를 취소할 수 없다.
 
 
 
 
[3]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있어서 법정대리인의 묵시적 동의나 처분허락의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 및 이때 신용카드로 구매한 경우와 현금구매의 경우를 달리 보아야 하는지 여부(소극)
*소극은 아니라는 것이다
 
미성년자의 법률행위에 있어서 법정대리인의 묵시적 동의나 처분허락이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미성년자의 연령·지능·직업·경력, 법정대리인과의 동거 여부, 독자적인 소득의 유무와 그 금액, 경제활동의 여부, 계약의 성질·체결경위·내용, 기타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고, 위와 같은 법리는 묵시적 동의 또는 처분허락을 받은 재산의 범위 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재화와 용역을 신용구매한 후 사후에 결제하려는 경우와 곧바로 현금구매하는 경우를 달리 볼 필요는 없다.
 
 
 
민법
 
제4조(성년) 사람은 19세로 성년에 이르게 된다.
 
제5조(미성년자의 능력)
①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함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러나 권리만을 얻거나 의무만을 면하는 행위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전항의 규정에 위반한 행위는 취소할 수 있다.
 
제6조(처분을 허락한 재산) 법정대리인이 범위를 정하여 처분을 허락한 재산은 미성년자가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
 
​제141조(취소의 효과)
취소된 법률행위는 처음부터 무효인 것으로 본다. 다만, 제한능력자는 그 행위로 인하여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상환할 책임이 있다.
 
제748조(수익자의 반환범위)
① 선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이 현존한 한도에서 전조의 책임이 있다.
②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
 
 

 
Ⅰ. 사실관계
 

 
A씨는 당시 만 19세의 미성년자이다(당시 민법에 의하면, 만20세까지 미성년자였다).
A씨는 과외를 하여 월 60만원을 스스로 벌었다. A씨는 카드발행회사인 L사와 신용카드이용계약을 맺고, 카드를 발급받았다. 그리고 여러 카드가맹점에서 카드결제로 물품을 구입하였다. 대부분 식료품, 의류, 화장품, 문구 등 일상적 거래들이었다. 카드의 월 사용액은 A씨가 과외로 버는 수입의 범위를 넘지는 않았다.
 

Ⅱ. 당사자 주장
 
1. A씨의 주장
 
당시 미성년자였던 A씨는 부모의 동의 없이 L사와 신용카드이용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신용카드이용계약을 취소하겠다
 
신용카드이용계약 취소로 인하여 계약은 소급적으로 효력이 없게 되었으므로 A씨가 L사에 대해 부담하는 신용카드 이용대금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또한, A씨가 카드가맹점과 맺은 개별적인 신용구매계약도 미성년자가 동의 없이 한 계약이므로 이 계약도 취소한다.
 
 
2. 신용카드회사 L사의 주장
 
 
⑴ 신용카드 이용계약은 취소할 수 없는 법률행위이다.
 
첫째, 신용카드 이용계약 자체로는 카드사와 회원 사이에 채권·채무관계가 발생하지 않는다. 카드회원은 신용카드를 사용해서 가맹점과 거래를 할 뿐이다. 신용카드사는 가맹점으로부터 회원에 대한 채권을 양수하거나, 회원의 가맹점에 대한 채무를 병존적으로 인수하는 지위에 있는 것에 불과하다. 취소의 대상은 A씨와 가맹점 사이의 개별적인 거래만이다. 신용카드 이용계약은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둘째, A씨는 정기적인 소득이 있었고, 그가 체결한 거래는 대부분 소액거래였으므로 이는 사실상 법정대리인이 처분을 허락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신용카드 이용계약은 민법 제6조에 따라 취소할 수 없다.
 
 
⑵ 만약 신용카드 이용계약이 취소될 수 있다면, L사는 A씨에 대해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할 것이다.
 
A씨는 신용카드 이용계약에 따라 카드를 발급받고, 가맹점에서 카드로 물품을 구입했다. 그 대금은 L사(카드발행회사)가 가맹점에게 지급했다. A씨는 그 대금만큼 매매대금 채무를 면하는 부당이득을 얻었다. 그러므로 L사로서는 A씨에게 그 금액만큼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구한다.
 
 
Ⅲ. 법원의 판단
 
재판의 쟁점
 
(1) 신용카드로 신용구매를 했을 때 법률관계
(2) A씨는 미성년자임을 이유로 신용카드 이용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지 여부
(3) 미성년자였다고 해도 수입이 있던 A씨가 그 수입 범위 내에서 체결한 개별적인 신용구매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지 여부
(4) L사가 A씨에게 반대로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있을 지여부
 

2. 법원의 판결
 
1) 원심 판결
 
(1) 신용카드로 신용구매를 했을 때 법률관계
 
신용카드 소지인(甲)은 신용카드 발행인(乙)과 신용카드 이용계약을 맺는다. 이 계약의 내용은 甲이 신용카드로 물건이나 용역을 일단 구입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 그 대금을 乙에게 지급하는 것이다. 甲은 가맹점(丙)에 간다. 물건을 사고, 결제는 발급받은 신용카드로 한다. 甲가이카드결제를 하면 丙은 매출전표를 받아, 乙에게 제시한다. 그럼 乙는 그 액면금액에서 수수료를 떼고, 나머지 금액을 丙에게 지급한다. 이렇게 신용카드 거래는 3개의 독립된 계약이 얽혀있다. 첫째는 신용카드 소지인 甲과 신용카드 발행인 乙의 신용카드 이용계약이고, 둘째는 신용카드 발행인 乙과 가맹점 丙의 가맹점계약이며, 셋째는 신용카드 소지인 甲과 가맹점 丙의 신용구매계약이다.
 
 
(2) A씨는 미성년자임을 이유로 신용카드 이용계약을 취소할 수 있을지 여부
 
① L사는 신용카드 이용계약 자체로는 카드사와 회원 사이에 채권·채무관계가 발생하지 않고, 회원과 가맹점 사이에만 채권·채무관계가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카드사와 회원 사이에는 신용카드 이용계약의 관계가 있다. 이것은 회원과 가맹점 사이의 신용구매계약과는 별도의 독립한 법률관계다. 이 신용카드 이용계약은 취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② L사는 A씨의 법정대리인이 신용카드 이용계약에 대해 범위를 정한 처분 허락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A씨의 법정대리인이 신용카드 이용계약을 동의하거나 범위를 정하여 처분을 허락했다는 증거가 없다. A씨에게 직업이 있다는 점만으로 법정대리인이 신용카드의 사용을 허락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미성년자는 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
 
 
③ 따라서 미성년자인 A씨는 신용카드 이용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계약이 취소되면 법률관계가 소멸한다. 미성년자 A씨의 카드회사L사에 대한 신용카드 대금채무는 존재하지 않는다.
 
 
(3) A씨가 개별적인 신용구매계약을 취소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한다. (==> 대법원은 나중에 이 부분의 잘못을 지적)
 
원심 법원에서는, A씨가 미성년자이긴 하지만, 성년에 거의 근접하는 나이였고, 경제소득활동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생필품을 구입하거나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는 등 비교적 소규모의 거래를 했다면 이는 A씨가 미성년자라고 하더라도 A씨에게 어떤 재산적 손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손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굉장히 미미하다고 보이므로 이런 경우까지 미성년자의 취소권을 인정해 줄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취소권 행사는 신의칙에 위배된다. 원고는 신용구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L사는 A씨에게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① 신용카드 이용계약은 취소되었으나 신용구매계약은 취소되지 않았다.
A씨는 신용구매계약으로 물건을 구매했고, L사는 가맹점에게 물품대금을 대신 지급했다. 그래서 A씨는 물품대금채무를 면제받는 이익을 얻었다.
그러나 신용카드 이용계약이 취소되었으니, 이 이익은 법률상 원인이 없다. 따라서 미성년자인 A씨는 현존이익의 한도에서 이익을 반환해야 하고, 이에 더해 그 이득에 법률상 원인이 없다는 사실을 안 때부터 이자를 더해야 한다.
 
② A씨가 물품대금채무를 면제받은 것은 금전적 이득으로,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현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판례의 일반적 입장). 따라서 원고는 물품대금 전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다만, 악의의 수익자로 인정된 때부터 이자가 붙게 된다.)
 
 
2) 대법원의 판단
 
(1) A씨의 신용구매계약 취소는 신의칙 위반이 아니다.
 
 
원심 법원에서는 A씨가 개별적인 신용구매계약을 취소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한다고 했으나, 대법원에서는 원심 법원과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민법 제5조에 의하면,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는 강행규정으로, 여기에는 '거래안전을 희생하더라도 미성년자를 보호하자'는 입법자의 결단이 담겨있다. 그러므로 민법 제5조를 신의칙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미성년자 A씨가 법정대리인의 동의를 받지 않고 법률행위를 하고서는 다시 동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그 계약을 취소하려 했다고 하여, 만약 법원이 이 취소가 신의칙에 반한다며 허용해주지 않는다면, 제5조의 입법취지는 몰각되는 것이기 때문에, 따라서 A씨의 취소권 행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2) 그러나 법정대리인의 동의는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법정대리인의 동의는 꼭 명시적일 필요는 없다. 묵시적으로도 가능하다. 범위를 정하여 재산의 처분을 허락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에서 판단한 묵시적인 동의나 처분허락이 있다고 볼 수 있는 기준
 
ⓐ 미성년자의 연령·지능·직업·경력, ⓑ 법정대리인과의 동거 여부, ⓒ 독자적인 소득의 유무와 그 금액, ⓒ 미성년자의 경제활동의 여부, ⓓ 계약의 성질·체결경위·내용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 이런 법리는 미성년자가 물건을 현금으로 구매하는 경우 뿐만 아니라, 신용구매를 하는 경우 등
 
 
(3) A씨가 스스로 벌고 있는 소득 범위에 대하여는 법정대리인의 묵시적 처분허락이 있었다.
 
당시 A씨는 만 19세였다(당시 민법에 의하면 성년은 20세부터였다). 거의 성년에 가까운 나이였다. 경제활동으로 소득도 있었다. A씨가 체결한 신용구매계약은 대부분 식료품이나 의류와 같은 규모가 작은 일상적인 거래행위였다. A씨의 소득범위를 벗어나지도 않았다. A씨가 스스로 번 돈에 대해서는 법정대리인의 묵시적인 처분허락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A씨가 체결한 여러 신용구매계약은 처분허락을 받은 재산범위 내의 처분행위다. 따라서 A씨는 신용구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
 
 
(4) 결론
 
원심 법원에서 신의칙을 이유로 A씨가 체결한 신용구매계약의 취소를 신의칙위반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그러나 법정대리인의 묵시적인 처분허락은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므로 A씨는 신용구매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
 
(* 원심법원의 판단과 대법원의 판단의 결론은 어차피 같기는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