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개요
I. 사건의 개요
1. 갑녀와 을남은 1981. 4. 13. 혼인신고를 하였으며, 2명의 자녀를 두었다.
2. 갑녀와 을남은 2009년경 딸의 결혼 문제로 크게 다툰 후 사이가 소원해지기 시작하였다. 갑녀는 을남이 2012. 12.경 친구들과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이후 을남의 외도를 의심하였고, 두 사람의 관계는 더욱 나빠졌다.
3. 을남은 2014. 12.경부터 병녀와 교제하였고, 2015. 3.경부터 갑녀에게 이혼을 요구하였으나, 갑녀는 이혼을 거부하였다.
4. 갑녀와 을남은 2015. 8. 4. “2015. 8. 10.부터 을남이 다른 여자와 살기 위해 을남의 요구로 별거한다. 을남은 갑녀에게 별거 위자료 조로 OO아파트를 갑녀에게 소유권이전하기로 한다.”라는 내용 등이 담긴 합의서를 작성하고, 다음 날 사서증서 인증을 받았다. 을남은 그 무렵 집을 나가 병녀와 동거하였다.
5. 이후 갑녀는 2015. 10. 21. 을남을 상대로 이혼과 재산분할을, 병녀를 상대로 위자료를 구하는 소를 가정법원에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에서는 2017. 6. 29. 을남과 병녀의 부정행위가 주된 원인이 되어 갑녀와 을남의 혼인관계가 파탄되었다고 인정한 다음, ‘갑녀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을남과 병녀의 부정행위에 대하여 사후 용서 또는 사전 동의의 의사를 표시하였고, 이 사건 합의서에 따라 을남이 갑녀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이전해줌으로써 위자료 지급이 완료되었다’는 취지의 을남 등의 주장을 배척하고, 병녀에게 위자료 2,000만 원과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6. 갑녀는 위 판결에서 아파트는 위자료로 증여받은 것이어서 재산분할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한다는 주장이 배척되자 이에 대하여 항소를 하였다. 그러나 위 법원은 갑녀가 을남을 상대로 이혼을 원인으로 하는 위자료 청구를 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아파트를 위자료 명목으로 증여받았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갑녀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위 항소심판결은 쌍방 상고하지 아니하여 2018. 1. 3. 최종 확정되었다.
사. 이후 병녀는 갑녀에게 2018. 1.경 위 제1심판결에 따른 위자료2천만원을 모두 지급하였다.
II. 법원의 판단
1. 을남의 위자료 지급 의무의 발생
재판부는, 을남과 병녀의 부정행위가 주된 원인이 되어 갑녀와 을남의 혼인관계가 파탄되었으므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유책배우자인 을남은 갑녀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았다
그리고 을남이 갑녀가 이 사건 합의서를 작성함으로써 을남의 부정행위를 동의 내지 사후 용서하였고, 을남이 합의서에 따라 갑녀에게 이 사건 아파트를 이전해줌으로써 위자료 지급의무를 모두 이행하였다고 주장한데 대하여, 갑녀와 을남 사이의 이혼 소송에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 합의서의 작성만으로는 갑녀가 을남의 부정행위를 동의 내지 용서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갑녀가 이 사건 아파트를 위자료 명목으로 증여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므로, 을남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하였다.
또한 을남이, 갑녀가 이혼 소송에서 을남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위자료 명목으로 증여받았다고 주장하였음에도 이 사건 소송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것은 금반언의 원칙 및 신의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데 대하여, 갑녀가 이 사건 합의서의 내용에 대한 법적인 판단을 잘못하여 위자료 주장을 하였다가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판결 이유에서 설시한 대로 별개의 위자료 소송을 제기한 점, 갑녀의 위자료 주장이 배척되어 이 사건 아파트가 재산분할대상에 포함됨으로써 갑녀가 입은 불이익이 이 사건 소송으로 구하는 위자료보다 훨씬 다액인 점 등을 고려하면, 갑녀가 이 사건 소로써 위자료 지급을 구하는 것이 금반언의 원칙이나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을남이, 갑녀와의 이혼 소송에서 갑녀가 수령할 위자료까지 감안하여 갑녀의 기여도를 인정하여 재산분할금을 정하였으므로, 별도로 위자료 지급을 구하는 것은 이중청구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데 대하여, 갑녀와 을남의 이혼 소송에서 각 법원이 을남이 갑녀에게 지급할 위자료까지 포함하여 재산분할금을 산정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리하여 재판부는 을남에게 갑녀에 대하여 혼인파탄에 대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하였다.
2. 을남이 지급할 위자료의 액수
재판부는 갑녀와 을남의 혼인기간, 혼인파탄 경위, 을남과 병녀의 부정행위의 정도, 부정행위가 밝혀진 이후의 을남의 태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을남이 부담하여야 할 위자료를 3,000만 원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다만, 을남과 병녀의 갑녀에 대한 위자료 지급 채무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무로서 부진정연대채무의 관계에 있으므로, 공동불법행위자인 병녀의 변제의 효력은 다른 공동불법행위자인 을남에게도 효력이 있는데, 병녀가 갑녀에게 이미 2,0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였으므로, 을남은 갑녀에게 나머지 금액인 1,000만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만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